환경교육/성인

<기후위기와 인권> 강의

천안녹색소비자연대 2021. 11. 24. 17:06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세계 전체가 파괴되는 것보다 내 손가락의 상처가 더 아픈 것은 전혀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개인의 도덕성에 호소하는 환경 활동가들의 노력이 대중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인용되는 문장입니다. 기후변화가 아무리 심각하고 지구 환경에 닥친 문제가 얼마나 중대하든, 한 사람의 인간이 그것을 자신의 일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이 내 손가락의 상처가 아니라 내 가족, 내 이웃, 오늘 버스에서 내 앞자리에 앉았던 사람의 생명이 걸린 문제라면 어떨까요?

그렇습니다. 기후변화는 사람의 생존을 다루는 인권의 문제입니다.

 

<탄소사회의 종말>이라는 저서를 통해 이 화두를 한국사회에 던지셨던 성공회대학교 조효제 교수님과 함께 <기후위기와 인권>이라는 주제로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며 많은 전문가와 시민들이 이 독한 전염병의 원인을 환경파괴, 기후변화로 뽑았습니다. 인간이 숲을 파괴하면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훼손되어 이들을 숙주로 하는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아왔고, 또 숲이 줄어든 결과 숲이 저장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더 많이 배출되면서 기후위기가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논리적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지구화와 도시화가 여기에 가속 페달을 달아주었습니다. 그로인한 영향을 우리는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원인을 제공한 사람보다는 원인 제공으로부터 책임이 거의 없는 사람이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치명적으로 피해를 입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직군과 계층의 사람들이 매년 강해지는 폭염과 혹한을 맨몸으로 견딥니다. 지난 몇 십년간 어마어마한 탄소를 내뿜으며 세상을 고갈시킨 기업들은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장밋빛 탄소중립 미래를 선언합니다. 그들이 탄소중립을 실현시키겠다는 20~30년 후까지의 시간을 과연 사회적 약자들이 견뎌낼 수 있을까요?

 

개인에게 기업에게 정부에게, 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인류에게 기후변화의 문제를 더 넓은 차원에서 바라 볼 사회적 상상력이 절실합니다. 사회적 안전망은 빙하보다 훨씬 빨리 녹기 때문입니다. 천안녹색소비자연대가 시민의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책임있는 자들에게 계속 소리 내겠습니다.